매장 디자인에 담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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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디자인에 담긴 이야기

공간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각각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호흡하며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윤의 서울 스토어 디자인을 책임진 스튜디오 라보토리는 내부에서 느껴지는 미니멀한 정서와 함께 윤이 담고자 하는 균형미를 충실하고도 치밀하게 담아 내었다. 철저하게 계산된 계획들을 통해 구현된 공간은 오히려 가장 윤을 닮아있는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다.

(인터뷰이: 라보토리 디자인 스튜디오 박기민 소장)

Q 디자인의 출발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윤의 오리진이 가장 중요했어요. 베를린에서 시작했지만 옵티컴이라는 모회사는 이미 인천에서 렌즈를 만든지 30년이 된 회사였고, 윤의 뿌리는 한국이었습니다. 그런 한국적인 요소가 담겼으면 좋겠다는 본부장님의 요청 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에게 어쩌면 가장 어려운 문제인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까” 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많았고 기계적인 정교함과 아날로그의 따뜻함을 고루 지니고 있으며 동서양의 서로 이질적인 느낌을 포용하는 윤의 정체성을 동양의 미니멀리즘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해서 한국의 단색화와 백자의 뉘앙스를 빌어 전체적인 윤 서울 스토어의 컨셉을 잡아 나갔습니다. 

Q 긴 준비과정을 통해서 윤 서울 스토어가 완성되었습니다. 스토어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싶어요. 

평소 공간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공간감이라는 것은 결국 천정고의 높고 낮음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장이 아주 높은 성당 안에 들어서면 우리는 경외심을 느낍니다. 반면 같은 높은 천장이지만 주변의 다른 요소와 어우러지면 경외심이 아닌 쾌적함을 느끼기도 하고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통 한옥에서 내외부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사람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가 마당인데요, 집안에 들어갔지만 우리는 지붕이 아니라 끝없이 높은 천 (하늘)을 느끼게 됩니다. 서울 스토어에서도 이 마당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연장해서 매장 안에 들어왔을 때 높낮이가 주는 다양성을 통해서 무드를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윤 매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낮은 곳에서 부터 계단을 통해야 합니다. 이 때 구름처럼 보이는 순백의 천장을 보며 마치 한옥 마당으로 들어와 하늘과 닿아있는 느낌이 들도록 표현했습니다. 이런 디자인을 통해 이 공간에 사용자가 들어왔을 때  윤이라는 브랜드의 안경을 보기 전에 공간으로써 윤을 먼저 느끼면 좋겠어요. 

Q 어떤 면에서는 드라마틱한 요소를 넣고 싶었다고 얘기해주셨었는데요, 라보토리가 생각하는 드라마틱함은 무엇인가요? 

오묘하게 감싸드는 빛의 스며듦으로 드라마틱함을 표현해주는 것이 저희만의 방식이라고 생각을해요. 저희는 직접등을 지양하고 조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굉장히 많이 연구합니다. 결국 드라마틱 하다는 것은 감성의 흐름입니다. 조명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무드가 주는 경험은 정말 특별해요. 사용자들이 편하고 쇼핑에 문제가 없어야되는 건 당연하고 일반적인 셋팅값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공간을 경험했을 때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항상 염두해둡니다. 

윤 스토어의 선반의 VMD도 러프한 소재와 매끈한 아크릴 소재, 돌 소재들을 견주어 보면서 결국 마지막에 선택한 아크릴에서 간접 빛이 머금은 색깔이 백자가 빛을 안고 있는듯한 느낌이 잘 표현 된다고 생각했고 그런 점이 저는 그 무엇보다도 드라마틱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Q 오묘한 빛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어디서 영감을 받는건가요? 

어디서 영감이 갑자기 찾아온다기 보다는 경험하고 터득하고 공부하는 모든 것들이 매 프로젝트마다 겹겹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보는게 맞겠죠. 호기심이 원래 많고 관찰하는 것도 좋아하구요. 그리고 요소 요소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어릴 때 공주랑 부여에 다닐 기회가 많았는데 그땐 그런 곳에 가는 것이 정말 싫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경험들도 알게 모르게 제 안에 내재되고 축적되어 지금 하는 디자인에 반영되고 있는것 같아요. 

Q 인테리어에서 마감재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매 프로젝트에 다른 마감재를 사용하시지만 또 라보토리만의 무드가 통일되게 있는 것 같아요. 텍스쳐에 사유를 나눠주세요- 

라보토리는 다양한 텍스쳐가 주는 대비감을 활용을 많이하는데 이번 윤에서는 한옥에서 언어를 배웠어요.한옥을 이루는 요소를 하나하나 보면 기단은 화강석의 거친 마감재인데, 원목의 기둥이 꽂혀있는 형태에요. 툇마루는 나무인데 툇마루에 올라서며 보이는 창호는 또 뽀얀 한지죠. 그 위에 기와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석재입니다. 이렇게 색깔과 질감이 모두 다 다른데 이질감이 전혀 없고 너무 잘 어우러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이런 느낌을 윤에도 가져왔습니다. 윤에서 밸런스를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것 처럼 러프한 마감, 매끈한 마감, 색이 있는 자재, 없는 자재들을 매치시켜 이들간의 밸런스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감성을 표현해 내고자 했고 이와 같은 물성매치는 윤 뿐만 아니라 라보토리가 모든 프로젝트에 녹여내고자 하는 지향점입니다. 

Q 윤의 단골 질문이에요. 서울의 페이보릿 장소는?

아직까지 제일 좋다고 할만한 장소는 없어요. 제가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그래서 있구요. 그래도 머리를 식히러 가는 곳은 있는데, 반포대교 아래 이촌 테니스장 쪽이요. 다리 밑에 편의점이 있고 벤치가 놓여있는 스팟이 있는데 그곳에 앉아 보는 풍경이며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Q 밸런스를 유지하는방법? 

제 개인적인 삶과 라보토리라는 일적인 삶 두가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어요. 라보토리라는 스튜디오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팀원들 모두의 개성과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하려고 노력합니다. 다 다른 생각이 어떤 면에서 모두 옳고, 그것이 조화롭게 구현될 수 있게 가이드가 잘 잡힐 수 있었으면 합니다.

공간을 다루는 일은 오감에 대한 모든 걸 다루는 총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다 아우를 수 있는 디렉터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성장에도 신경을 많이써요. 개인적인 삶에 대한 균형을 생각해보면, 보통 사람들은 제 삶이 균형이 전혀 안맞는다고 생각을 할거에요. 시간으로 보면 일이 8, 여가가 2인데 보통 그건 불균형이잖아요. 근데 저한텐 지금 이 상태가 최적이에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얻는 보람과 성취감이 크고 이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당연히 저도 쉬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하하) 이런 마음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긴 하지만 저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스스로 궁금해지기도 해요.

제가 디자인을 깊이 파고든지 3년정도밖에 안되었고 그전에 프리랜서로 일을 했었지만 그때와 라보토리를 시작한 지금 무척 달라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야이고 성장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지가 제 삶의 균형을 지탱해 주고 있어요. 그리고 운동도 정말 많이하구요. 비례감 좋은 라보토리가 되고싶어요. 윤이 지향하는 밸런스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는 공간에 가면.. 정말 그 곳이 좋다는게 느껴져요. 설명은 못한다고 해도요. 그런 공간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 LABOTORY
  • 19, Hannamdaero 27 Gagil, Yongsan-gu,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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